문무왕 전설이 깃든 남산 삼릉지구, 삼국유사를 걷다

신라의 삼국통일을 이끈 문무왕, 그는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동해에 묻혔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그 흔적이 경주 남산 삼릉지구에 남아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경주 남산 삼릉지구는 단순한 산이 아닙니다. 이곳은 신라 왕경의 심장부이자, 문무왕의 전설이 실재와 얽혀 숨 쉬는 장소입니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전설과 석불, 왕릉의 배치를 통해 문무왕이 남긴 정치적·종교적 메시지를 공간 속에서 읽어낼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역사적 사료와 현장 유물을 바탕으로, 체험자 시선에서 이 공간의 의미를 재구성합니다.



남산 삼릉지구란 무엇인가?

경주 남산은 해발 494m로, 왕경 남쪽을 장악하는 신성한 산입니다. 삼릉지구는 이 남산 서편에 위치한 계곡 일대로, 신라 왕릉과 사지, 석불 등이 밀집한 유적 지대입니다. 약 180여 개 능선과 40여 개 계곡 안에 신라의 종교·정치 중심지로서의 기능이 살아 있습니다.

문무왕의 전설과 삼국유사 속 연결점

문무왕은 자신의 시신을 동해에 묻어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그 전설은 바다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삼국유사에는 남산 내 천천정, 나정지 등 신성 공간들이 등장하며, 이는 문무왕의 상징적 수호 장소로도 해석됩니다.

특히 석불군, 왕릉군에서 이어지는 숲길에는 바위에 새겨진 불상과 탑지 유물이 남아 있으며, 이는 사후 왕경을 수호하려는 문무왕의 의지와 불교 정치가 만난 결과로 보입니다.

현장 체험 코스와 해설

답사는 삼릉골 입구 3기 왕릉에서 시작해 석불군, 나정지, 천천정 등을 도는 방식으로 약 2~3시간 소요됩니다. 삼국유사의 구절을 낭독하며 걷거나, 석불 앞에서 묵상하면 현장의 의미가 더 깊게 와닿습니다.

석조 유물과 자연의 융합

남산의 석불은 단순 장식물이 아닙니다. 바위 자체를 신성한 존재로 여긴 신라인은 그 위에 불상과 사천왕상을 새겨, 자연신앙과 불교를 융합시켰습니다. 이는 삼국유사에서 강조한 ‘용의 기운’과 ‘자연에 깃든 신성’의 메시지와 일치합니다.

문화재적 가치와 보존 현황

남산과 삼릉지구는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각 석불군과 탑지에는 해설판, QR코드 안내, 탐방로 정비가 완료되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또한 왕릉군 주변도 일정 부분 발굴 및 복원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맺음말: 문무왕의 정신을 걷는 산책로

남산 삼릉지구는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문무왕의 정신이 자연과 불교, 신라의 정치와 하나로 연결된 공간입니다. 전설과 사료, 그리고 석조 유물이 만나는 길 위에서 신라인들의 사유와 세계관을 직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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